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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제주도 여행 중에 '산과 오름의 차이'

이토준 2025. 12. 3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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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의 깊이를 더하는 '산과 오름의 차이'

안녕하세요. 이토준 입니다.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거나 제주에 관한 글을 읽다 보면, 유독 '오름'이라는 단어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성산일출봉도 오름인가?", "그냥 작은 산을 오름이라고 부르는 건가?"라는 궁금증을 한 번쯤 가져보셨을 겁니다.

 

육지에서는 흔히 '뒷산'이라고 부르는 지형과 제주의 '오름'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그 탄생의 뿌리부터 완전히 다릅니다.

오늘 이 글을 통해 산과 오름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신다면,

앞으로 마주할 제주의 풍경이 훨씬 더 깊이 있고 특별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결론부터 정리해 드리면, 오름은 단순히 '작은 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1. 가장 큰 차이는 '생성 과정'에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일반적인 '산(山)'과 제주의 '오름'을 구분하는 가장 결정적이고 과학적인 기준은

바로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입니다.

 

일반적인 산은 지구 내부의 거대한 힘(지각 변동, 습곡 작용, 융기 등)에 의해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거대한 지형을 의미합니다. 백두대간을 이루는 웅장한 산맥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반면, 오름은 화산 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지질학적 용어로는 '기생화산(측화산)'이라고 부릅니다. 거대한 주 화산(제주의 경우 한라산)이 폭발할 때,

마그마가 주 분화구로 다 나오지 못하고 산 중턱이나 기슭의 약한 틈을 뚫고 옆으로 터져 나와 만들어진 작은 화산체들을 말합니다.

즉, 한라산이라는 거대한 어머니 화산 옆에서 태어난 수많은 작은 자식 화산들이 바로 오름인 셈입니다.

2. 눈으로 보이는 '형태와 특징'이 다릅니다.

 

생성 과정이 다르다 보니, 눈으로 보이는 형태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납니다.

육지의 산들은 거대한 산줄기가 복잡하게 이어져 있고 계곡이 깊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제주의 오름들은 대부분 독립된 작은 언덕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또한, 오름의 가장 큰 시각적 특징은 정상부에 분화구(굼부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오랜 침식으로 분화구가 희미해진 곳도 있습니다.)

마치 밥그릇을 엎어놓은 듯한 봉긋한 모양이나,

말발굽처럼 한쪽이 터진 모양 등 다양한 형태의 분화구를 관찰할 수 있는데, 이는 모두 화산 폭발의 흔적입니다.

 

제주도 전역에는 무려 360여 개의 오름이 분포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독특한 화산 지형 경관을 만들어냅니다.

3. '오름'은 제주만의 고유한 언어입니다.

마지막으로 언어적인 측면을 살펴보겠습니다. '오름'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오름'은 '산' 또는 '봉우리'를 뜻하는 순우리말에서 유래했지만,

현재는 제주도 지역에 분포하는 소형 화산체들을 지칭하는 제주 고유의 지명으로 굳어졌습니다.

 

단순히 지형을 부르는 이름을 넘어, 제주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자 영혼이 깃든 장소라는 문화적 의미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그렇기에 제주의 작은 언덕들을 '야산'이나 '뒷산'이라 부르지 않고 '오름'이라 불러주는 것은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존중하는 첫걸음이기도 합니다.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산과 오름의 차이에 대해 생성 원리, 형태, 그리고 언어적 의미를 중심으로 정리해 드렸습니다.

이제 제주도에서 봉긋하게 솟은 오름을 마주하신다면, 단순히 '경치 좋은 언덕'이 아니라 '땅속의 뜨거운 에너지가 빚어낸 작은 화산'이라는 사실을 떠올려 주세요. 그곳에 올라 바라보는 풍경이 이전과는 확실히 다르게 느껴지실 겁니다.

여러분의 제주 여행이 아는 만큼 더 풍성해지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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